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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기록2026. 10. 06.

이만하면 됐다

좋은 것은 끝까지 가져야 하고,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늘 탈이 나는 건 그 ‘조금 더’에서였다. 다 채우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약간의 아쉬움과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오히려 편안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언제나 꼭 탈이 나는 건 '조금 더'에서였다.

조금 더 먹고, 조금 더 놀고, 조금 더 운동하고. 잘되고 있으면 거기서 멈추면 되는데 꼭 욕심을 냈다.

생각해 보면 예전부터 그랬다. 뭐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이왕 하는 거 잘하면 좋고, 잘할 수 있으면 더 잘하면 좋고. 적당히 하고 그만두는 건 왠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밥도 맛있다고 배 터지게 먹고 나면 맛있었던 기억은 싹 사라지고 속만 더부룩하다. 오히려 숟가락 한두 번 덜 들고 일어섰을 때 남는 그 살짝 아쉬운 느낌. 그게 딱 좋다.

몸에 좋다는 운동도 마찬가지다.

"오늘 필 받았는데. 컨디션도 좋은데. 조금만 더 하지 뭐."

꼭 그 '조금 더'가 문제다.

다음 날 근육통이 오거나 컨디션이 떨어지고, 더 했던 시간만큼, 때로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회복하는 데 쓰게 된다.

기분 좋은 일도 흥에 겨워 끝까지 쥐어짜고 나면 다음 날 남는 건 묘한 허탈함과 피로뿐일 때가 있다.

요즘은 좋은 게 있으면 그냥 좋은 상태로 오래 두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더 좋은 걸로 만들겠다고 들쑤시지 않아도 되고, 끝까지 가볼 수 있다고 해서 꼭 끝까지 갈 필요도 없다.

다 털어서 밑바닥까지 보고야 마는 방식은 이제 나랑은 영 안 맞는다.

생각해 보면 찻잔도 한 모금쯤 덜 채워져 있어야 들고 마시기 편하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 있어야 다음도 있는 거고.

오늘 하루도 뭐 대단한 일은 없었다. 그냥 이만하면 됐다 싶게 조용히 지나간다.

예전 같았으면 뭔가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았을 텐데, 이제는 이 정도가 좋다.

다 채우지 않은 이 헐렁한 여백이, 요즘은 참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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