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사용설명서: 죽기 전에 한 번쯤은 읽어보자
평생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우리의 뇌.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전두엽, 편도체, 해마, 도파민부터 수면과 신경가소성까지 내 몸의 사용설명서를 하나씩 읽어보기 시작했다.
죽기 전에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내 뇌 사용설명서’
나는 물건을 사면 사용설명서를 잘 읽지 않는 편이다.
TV를 사든, 전자제품을 사든 일단 이것저것 눌러본다. 전원이 들어오고 내가 원하는 기능 몇 개만 작동하면 그걸로 끝이다.
“뭐, 쓰다 보면 알겠지.”
대부분 그렇게 시작한다.
그러다가 몇 년을 사용하고 나서 우연히 전혀 몰랐던 기능을 발견할 때가 있다. 심지어 제품을 바꿀 때가 다 되어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니, 이게 원래 되는 거였어?”
그때는 좀 억울하다. 내가 돈 주고 산 물건인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버리는 기분이랄까. 에효.
그런데 다음 제품을 사면? 또 똑같다.
설명서는 박스 안에 고이 모셔두고 또 버튼부터 누른다.
얼마 전부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내 몸의 사용설명서는 읽어본 적이 있나?
그중에서도 하루 종일 나를 움직이고, 생각하게 하고, 화나게 하고, 기쁘게 하고, 때로는 엉뚱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뇌’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각해 보니 별로 아는 게 없었다.
전두엽, 편도체, 해마, 도파민….
어디선가 한 번씩 들어본 말이기는 한데 정확히 어디에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학교 다닐 때 생물 시간에 배웠던 기억도 희미하고, 유튜브나 책에서 주워들은 상식들이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여 있는 정도다.
그래서 이제 사용 기한의 반을 훌쩍 넘어선 지금에서야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신경과학자가 되려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 어려운 걸 열심히 공부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지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할 내 몸과 내 뇌가 대략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도는 알고 살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내 몸의 사용설명서’를 한번 만들어봤다
요즘은 궁금한 게 있으면 AI에게 물어볼 수 있으니 참 편리하다. 나같이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은 사람에게는 요즘만큼 좋은 때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뇌과학 책을 펴놓고 어렵게 공부할 생각은 없다. 그러면 아마 몇 페이지 못 가서 포기할 게 뻔하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정리해 봤다.
뇌는 컴퓨터의 CPU, 신경은 통신 케이블, 전두엽은 CEO, 편도체는 보안 알람, 해마는 하드디스크….
이런 식으로 내가 익숙한 것들에 빗대어 보니 생각보다 이해하기가 쉬웠다.
아래 자료에는 신경계가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는지부터 전두엽·편도체·해마의 역할, 도파민과 보상회로, 감정 조절, 신경가소성, 그리고 수면이 왜 중요한지까지 내가 궁금했던 내용을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전문적인 의학 자료라기보다는,
‘50년 넘게 사용한 내 몸이라는 기계를 이제라도 한번 이해해 보자.’
딱 그 정도의 마음으로 만든 개인적인 사용설명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 아래 PDF가 내가 정리한 ‘내 몸과 뇌 사용설명서’다.















정리하고 나서
15페이지를 정리하고 나니 결국 남는 이야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잘 자고, 계속 배우고, 내 감정이 요동칠 때는 잠깐이라도 그 감정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것.
우리가 수도 없이 들어온 이야기다.
예전에는 그냥 “건강하게 살아라” 정도의 잔소리로 들었다.
그런데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조금이라도 알고 나니 다르게 들린다.
아, 이게 내 뇌라는 기계를 관리하는 방법이구나.
가전제품 설명서는 앞으로도 안 읽을 가능성이 높다.
내 성격상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도 죽을 때까지 써야 하는 이 물건,
‘내 몸과 내 뇌의 사용설명서’ 정도는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이해해 보려고 한다.
나중에 정말 마지막쯤 가서
“아니, 이런 기능이 있었어?”
하고 발견하지 않도록.
아직 사용 기간이 꽤 남아 있다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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